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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1.07 피곤한 일상
생각2013. 1. 7. 04:32

 오늘날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은 일상이 피로하다. 모든 삶이 경쟁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고등학생 때는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 내신성적 관리와 수능공부를 해야되고 대학생 때는 취업 준비를 위한 스펙 쌓기와 영어공부를 해야 된다. 직장만 잡으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는 환상은 여지없이 깨진다. 심지어 요즘엔 원하는 직장을 취직하는 젊은이들도 드물다. 초장부터 드러운 기분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것이다. 직장에서도 끊임없이 경쟁해야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만성피로에 쩔어 산다. 

 신자유주의라는 우리 사회의 틀에서는 끊임없이 소비적인 것을 주문한다. 휴식과 게으름을 경계한다. 그것은 사치라는 식이다. 한 개를 끝냈으면 또다른 것을 하도록 은연중에 압박한다. 입시, 대학, 영어, 취업, 승진 등등 그래서 피곤하다.

 우리는 방송을 통해 성공한 많은 사람들을 접한다. 그들은 모두 어려운 환경속에서 자라났고 그 환경에 치열하게 노력하였으며 나중에는 성공이라는 것을 보상받았다고 한다. 거의 모든 인사의 성공이 이런 식이다보니 우리는 무의식속에 나태함과 게으름은 배척해야할 가치라는 것이 자리잡고 있다. 심지어 요즘 아이들이 나와 연습생 시절에 어려움을 토로한다. 하루 종일 연습을 하고 끼니를 해결할 수 없는 돈이 없어 3명이 라면 1개로 저녁을 해결하는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눈물을 글썽인다. 나는 이것을 보면서 너무 오버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물론 어렵게 경쟁을 뚫고 아이돌 스타가 된 것은 맞는데, 힘들게 살지 않는 사람들이 지금 이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요즘 애들을 보면 학업에 치여서 교육 아닌 교육에 치여서 피곤하게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요즘 태어나는 아이들은 지옥에 오는 것이라는 지극히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도 많다. 최근 내가 무력감에 빠져 있는 이유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사회를 바라보는 나의 정신적인 위생상태가 혐오적이기 때문이다. 

 가끔은 멍하니 앉아 한없이 게으르게 놀고 싶다. 게을게 집안에 누워 있을 때 마음 한켠에는 놀고 있다는 부담감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비합리적 신념이다. 게으르고 놀아야 성격도 좋아지고 창의적인 생각도 피어난다. 창의적이고 주체적인 생각이 자리잡을 때 마음의 울림이 되고 그것이 나의 손과 발을 통해 행동으로 나올 수 있다. 그러면 새로운 사람으로 탈바꿈된다. 그 이면에는 홀로 고독하게 앉아 나와의 대화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가능한 일이다. 마음 편한게 최고다는 수없이 살다간 선배들의 숭고한 조언이다. 앞으로는 게으르게 행동해도 한없이 쉬어도 죄의식 가지지 않으리.... 그리고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매순간순간 치열하게 노력하라고 애들한테 압박주지 않으리다. 오히려 마음껏 놀아라라고 외쳐주고 싶다. 

 어차피 인생 놀기 위해서 온 거다. 삶을 즐기려고.... 애들의 생각은 나보다 더 어른 같다. 그래서 그들의 생각을 존중해 줘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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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지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