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은 꿀맛 같은 잠에서 깨어났다. 방과 후 늘상 하던 낮잠이다. 그날 깨어날 땐 불편함때문이었다. 코긑을 강하게 자극하는 매스꺼운 무엇인가 느껴졌다. 간혹 기침도 나왔다. 고요한 오후였다. 청명한 저녁 노을을 뒤로 어떠한 소리가 메아리로 들려왔다. 그 소리는 절규이며 열정이며 간절함이었다. 난 창문에 걸터앉아 불편한 냄새를 무시한 채 그 소리에 집중했다. 철길 건너 그곳에 어떠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걸까. 썩 기분 좋은 낮잠은 아니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그 소리는 혁명의 울부짖음이었다. 형과 누나들의 열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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